오늘도 너무 덥고 또 더운 날이...
극 I의 성향을 타고난 나는 나이가 들 수록 더 고립되고 실행력보다 주저함이 많아지는 것 같다.
어찌 되었든 억지로 나가서 보고 온 아르떼뮤지엄에서 학창 시절 자주 갔던 보수동 책방골목을 보고는 반가운 마음에 뭔가 모를 찡함마저 느꼈다.
아르떼뮤지엄에서 마련한 부산의 풍경사진 중 '보수동책방골목' 사진 한 장에 그 시절 친구랑 먼지 나는 구석에서 전공책을 찾던 내가 불현듯 떠올랐다.
'부산광역시 중구 보수동'
보배 '보' 물 '수' 를 사용하는 부산에서도 아름다운 동네로 손꼽히는 보수동은 요즘엔 그 활기참을 잃은 듯하다.
보배 같은 물결이 흐른다는 이름처럼 항상 아이들과 어른들이 중고서적을 사러 오던 그런 정겹고 북적거리던 추억의 장면들은 너무 옛날의 모습으로 내 기억 속에만 존재한다.
보수동책방에서 전공책을 사들고 자주 가던 동대신동 카페 '휴고'도 이제는 없어진 지 오래다. 지금은 너무 익숙해진 진동벨시스템이 아닌 메뉴판과 메뉴를 직접 가져다주시고 커피가 오기 전 유리컵에 직원분이 물을 직접 따라 주시던 부산에서도 이제는 보기 힘든 유일한 커피숍이었다.
옛날로 돌아가고 싶은 것도 아닌데 왜 그리 이런 감성들을 지금도 좋아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런 곳들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서운한 감정들... 그 시절 친구들과 함께 했던 장소들을 사진들로 많이 남겨 두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생기는 요즘이다.
지금은 새로운 것들에 오히려 편안함을 느끼는 나를 봐도 옛날의 그곳들은 그저 우리의 지나가는 대화, 기억 그리고 사진 속에서만 존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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